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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joa  (2002-07-14 14:57:26, Hit : 477, Vote : 0)
Subject  
   [소설/단편] 악수 (握手)






* 스피커의 볼륨을 높여 주세요.











소파 깊숙히 몸을 묻었다. 차가운 에어컨 바람이 나른하게 앞머리를 날려 눈이 간질거렸다.
그래서 그냥 눈을 감아 버렸다. 나른하게 온 몸이 녹아 내리는 듯 했다.




" 헤어져"




이런 이런.
두 번이나 반복할 이유는 없었잖아.



확인 사살이라도 하려 드는 네게 난 그냥 눈을 감은 체로 살짝 입술을 끌어올려 줘 버렸다.
오슬오슬. 갑자기 에어컨 바람이 지나치게 춥게 느껴졌다. 스믈스믈 벌써 드러난 반소매 아래에선 소름이 돋아 오는 것 같다.




" 재촉할 필요 없어. 알았다고."




내가 할 수 있는 말은 겨우 나오지 않는 목소리를 쥐어짜는 것뿐이었다.
픽. 하고 조소가 흘러나온다. 너를 향한 것도 나를 향한 것도 아니다. 그저 통속적인 드라마의 결말에 나는 그냥 웃음이 흘렀을 뿐이었다.





" 그동안 즐거웠어.
  너는 어쨌는지 모르지만 난 좋은 추억이었다."




눈을 뜨면 아무렇지 않은 듯한 표정으로 줄줄. 말을 이어나가는 네게 내 가슴은 싸늘히 식어 버렸다.

모락거리며 짙은 모카 향을 풍기는 커피 잔을 옆으로 밀어버렸다.
확. 하고 갑자기 밀려오는 향에 속이 뒤집힐 것만 같았다.



" 그리고. ."




무언가 할말이 있었던 듯, 니가 왼손으로 머리카락을 쓸어 올렸다.
벌써 네 네 번째 손가락에 곱게 끼어져 있던 반지는 테이블 위에 팽개쳐 버려진지 오래다.
무덤덤 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. 하지만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것 같았다.





" 됐어. 그만해.
  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았어?"



" ?"





네가 나를 향해 그 짙은 눈을 맞춘다.
난 아직 이런 소소한 눈맞춤에도 가슴이 떨려 오는데, 넌 아무렇지도 않은 거니.


신경질적으로 네 곁에 있는 던힐 갑을 집어들었다.
천식 때문에 끊었던 담배가 미친 듯이 목말랐다. 니코틴이 너무나 부족해서 온몸이 떨릴 정도였다.

담뱃불을 붙여 입에 물었다.
한 모금 빨아내려 할 적에.. 끝까지 사근한 너는 내게 마지막 유예의 시간까지도 채어가 버렸다.




" 됐어. 몸에 안 좋아."




아무렇지 않은 듯.
매번 그리 하던 말을 또 내뱉는 니가 난 원망스러워 견딜 수가 없었다.





" 내 생각은.. 꽤나 많이 하네."



" ..."



" 끝나는 상황에 그 말이 어울린다고 생각해?
  너- 잊고 있었나 본데, 지금 니가 나 차고 있는 거야.
  그런 말. 절대 어울리지 않아. 쓸데없는 감상은 집어치우시지 그래?"



" 형."



" ?"





쓸데없는 감상에 젖어 있는 건 나였다.





" 형이라고 불러.
  매번 알려줘도 말을 안듣냐?"





너는 역시 아무렇지도 않았으며 헤어져. 라고 맨 처음 자리에 앉자 마자 내뱉은 말도 그냥
' 밥 먹었냐?' 라는 말을 하는 듯 했었으며, 역시 지금도 평상시와 전혀 다를 것 없이
그 흰 손으로 내 머리칼을 쓰다듬었다.



전에 없이 코가 따끔거려져 왔다.




" 너... 너..."




전에 없이 목소리가 떨려왔다.
내가 아닌 듯 했다.




" 니가 무슨 말 하려는 줄 알아.
  뭐 저런 인간이 다있나. 뭐 그런 거-
  근데 호영아, 난 너랑 좋은 추억으로 기억되고 싶어. 끝까지 울고불고 하는 신파. 난 싫다."




그래. 어련하시겠어.
넌 항상 깔끔한 뒷마무리를 좋아했잖아.

매번 이런 식으로, 수많은 사람들을 니 추억 속으로 밀어 넣어버린거야?
나도 그 추억한편에 구겨져 들어가 버리는 거야?




" 너.. 죽어버려..."



자꾸만 눈도 아파져 왔다.
필사적으로 아랫입술을  깨물었다.
그때 니가 내 곁으로 와 앉았다. 그리고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한 팔로 내 어깨를 감싸
자기 쪽으로 끌어 당겼다. 미친 새끼..




" 놔! 헤어지자며.
  지금 동정하는 거니? 내가 불쌍해 보여서 대단하신 윤계상이 적선한번 해준다 생각한 거야?!
  으흐흑.."




눈물이 터져나와 버렸다.
젠장맞을. 내 자존심은 이미 바닥으로 곤두박질 쳐 버렸다.



"너...너 나한테 잘못하고 있는 거야..
너 그거 알기나 해?!"



내가 몸부림칠수록 너는 역시 언제나 처럼 날 보듬어 안을 뿐이었다.
그러면 나는.. 언제나 내가 맞춘 듯 안기어 들어간다고 조잘댔던 니 품안에서 설움을 꾹꾹 삼키고
있을 뿐이었지.





" 알아. 안다고."



" 아는 놈이.. 그런 놈이 이제 와서 기껏 하는 말이 헤어지자는 말이고.
  그러고 나서 이건 뭐하는 거야.. 병주고 약주는 거야?!"





너 .. 너 정말 잘못하는 거라고.
나한테 정말 잘못하는 거라고.

어쩜.. 어쩜 넌 표정하나 변하지 않고,
아니 니가 평소에 하던 행동까지도 전혀 변하지 않고 일상처럼 그렇게 쉽게 헤어지잔 말을 내뱉는 거니.



하지만. 난 너의 말을 거부할 수 없다는 걸 안다.
너의 말은 항상 내게는 절대적인것 이었고, 나는 어느 순간부터 너의 말은 진위를 가리지 않고 무조건 옳다 믿어 버렸다. 그렇기 때문에, 이번 니말도 역시 옳다. 그럴 거다..
사실 나는 니가 날 떠나려는 이유따위도 알지 못하지만. 너의 선택이라면 옳을거다.




너의 체취가 내 폐부까지 벌써 깊숙이 박혀 버렸는데
난 그걸 잊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.
지금도 내 코 언저리에서 감도는 너의 체취를  난 잊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.



넌 내 첫사랑이었는데 말이야.





" 됐어. 손 치워"




어차피 되돌릴 수 없는 일이라면 받아들일 수밖엔 없었다.
그리고.. 니가 원하는 일이잖아.





" 좋아. 잘가. 헤어져 줄게-
  헤어지는 일까지도 유쾌하게 즐기는 너같은 놈한텐 나도 더 이상 목메지 않을 테니까 걱정하지 마."




" ..."




도록.
눈꼬리에 애써 매달려 있던 눈물이 뺨으로 굴러 떨어졌다.
그리고 어김없이 그의 손이 내 머리위로 얹어졌다. 쓱쓱. 위로하듯 문질러 대는 그의 손길에
나는 어린아이처럼 울었다.




" 고맙다. 좋은 추억이었어 호영아"




고개를 들어 널 올려다보면 희미한 미소를 띄우며 그 희고 긴 손을 내게 내밀고 있다.
악수.. 를 청하는 거야?




" 친구로 지낼 수 있는 거지?"




미친 새끼..
너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가 있어?


원망스러운 눈으로 널 쳐다보면 넌 그대로일 뿐이었다.
내가 이 상황에서 뭘 할 수 있을까.. 그냥 담담히 니 손을 잡고 널 떠나보내야 하는 걸까.
아님. 아님 니 뺨이라도 한대 세게 올려붙여야 할까.

오른손을 꼼지락 거렸다. 축축이 땀이 배어있다.




" ...형.."




뺨은 이미 눈물로 젖어 뻣뻣해져 버렸다.
그리고 마음 먹은것 과는 달리 메말라 버린 입술은 제멋대로 말을 내뱉었다.




" 나.. 나 버리지 마.."




너의 표정은 잠시 굳어 버렸고 눈동자는 흔들렸다.
하지만 금새 제자리를 되찾았고 혹시나 하던 내 마음은 처참히 구겨졌다.



" 미안. 호영아."






너는 살짝 날 끌어다 안은 다음 다시 내게 악수를 청했다. 매정한 사람.
너는 정말 어른이었다.



내밀어진 그의 손을 멍하니 바라봤다.
처음 만날 때와 다름없이 희고 긴 손. 다만 달라진 건 두 번의 여름을 지내며 살짝. 자국을 남긴
네 번째 손가락의 반지자국. 그뿐.



이 손을 잡으면 윤계상의 연인이었던 손호영은 사라진다.
그냥 초라한 스물 둘의 손호영 이 남을 뿐이었다.







하지만.
난 너의 손을 잡았다.



길숨한 손가락이 내 손에 감겼다 금새 떨어져 나갔다.






" 사랑했었어."







그리고 난 참 담담히도 과거형의 고백을 내 뱉었다.







" 고맙다."






예의 바른 너는. 마지막까지도 깍듯한 그 잘난 예의를 지키고는 내게 뒷모습을 보이며 일어섰다.
난 그냥. 소파에 더욱 몸을 뉘이고 눈을 감아 버렸다.




추억?

내겐 사랑이었다고.
너한텐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넌 내 처음사랑이었어.
그리고.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겠다.





감은 눈 사이로 눈물이 흘러져 내려 귓속으로 굴러 떨어졌다.
세상과 단절되어 버렸다.

아직 앞으로의 생각은 하지 못했다.
내가 너 없이 어떻게 살수 있을까.
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건 지금처럼 넌 내 삶에 아주 중요한 부분일꺼라는 거였다.



그래서 난.
내 왼쪽 손가락의 반지를 빼지 않았다.
그리고 테이블 위에 재멋대로 던저져 있는 조금 큰듯한 너의 반지를 그 옆 손가락에
끼워 넣었다.




넌 내 마지막 사랑일지도 몰라.
형..


















written by joa.



동영상 강의 보다가; 잠시 부랴부랴 써댄거라
(30분; 걸린, 날림이지요;;) 뭐. 재미도 없고, 그저 미는것이라고는
비의 노래뿐. (허억. 노래 너무 좋죠.ㅠㅠ)

좋은하루 되세요.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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